
강화군이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입소자 심층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시설 내 여성 장애인 17명, 퇴소자 2명 등 19명이 성적 피해를 입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 중 최대 발생한 이른바 ‘도가니 사건’보다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기록될 수 있다.
지난 18일 중앙일보가 ‘인천 강화군 장애인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여성 장애인 전원이 시설장 A씨로부터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에는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2명 등 총 19명이 참여했고, 이중 13명은 무연고자다. 시설에서는 5년~16년 이상 거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입소자 B씨는 “원장님이 성적으로 만지려고 해 하지 말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털어놨고, C씨는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만졌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방과 소파, 2층 카페에서 피해 당했다고 밝혔으며, D씨는 ‘성폭행 당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조사 참여자 19명 중 14명의 얼굴에 동그라미를 쳤다고 밝혔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입소자에게 ‘원장님이 어떻게 했냐’는 질문에 자신의 상의를 들어 올리거나 성기에 손을 가져다 대는 등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범생상황을 재연했으며, A씨는 범행은 은폐하기 위해 흉기를 들이대며 “엄마, 아빠한테 말해도 너 안 데려간다”고 협박했다는 질술도 담겼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하고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강화군은 외부 연구기관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1~2일 여성 거주인들을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실시해 12월 24일 심층조사 보고서를 제출받아 검수를 마쳤다. 법적 문제가 없으면 전면 공개하겠다는 강화군은 돌연 법률자문 결과 ‘경찰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고,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투명성 확보의 필요성이 큰 경우 공익을 위해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판례가 이미 존재한다”며 “이런 판례를 모두 부정하는 강화군의 결정은 사법적 정의를 넘어서는 행정 폭력이며,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방해하고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적 가치를 묵살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강화군은 해당 조사 결과를 인천시와 복지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으며 책임을 축소해 왔다”라며 “남성 거주인에 대한 심층조사는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화군 측은 경찰의 강제수사 착수 2주 전 이 시설을 지도 점검했으나 학대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출처
총 댓글수 : 0개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