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이 마을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발달장애청년들과 서울 마포구의 주민들은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이웃과 관계 맺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6일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사회적협동조합(아래 사부작) 조합원들과 마포구민들이 서울 마포구청 앞에 모였다. 이날 이들은 「서울특별시 마포구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 요구안을 발표했다.
개정 요구안에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권리 명시, △동마다 발달장애인이 이웃과 교류할 수 있는 거점 마련 및 생태계 조성,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설치가 담겼다. 이들은 이를 ‘1동 1사부작’ 조례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들이 말하는 ‘1사부작’은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는 단체의 이름이 아니다. 마포구와 발달장애청년들을 연결하는 ‘사부작’ 같은 지역의 허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허브 조성을 지자체가 책임지고 설치하라는 것이다.
마을과 발달장애청년을 연결하는 허브, 사부작
사회적협동조합 사부작은 학교를 졸업한 발달장애청년들이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시작됐다.
학교를 졸업한 성인 발달장애청년들이 장애인거주시설에 수용되거나 지역과 단절된 채 복지관이나 센터 프로그램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일상을 누리고 마을과 연결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사부작은 동아리, 마을 활동 등으로 발달장애청년과 지역주민을 잇는 ‘길동무 연결’, 발달장애인의 마을살이 사례를 나누는 장을 열거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게를 소개하는 ‘무경계 세상’ 등의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도 함께 살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을 조성해 왔다.
소피아 사부작 대표활동가는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9년간 마포의 골목 골목에서 사부작 청년들은 이웃 주민들과 함께 훌라를 추고, 요가를 하고, 그림을 그렸어요. 지역 단체 기념일에 축하 케이크를 배달하고, 동네 빵집에서 우유 팩을 수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공급자 기준의 서비스, 정해진 시간에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 내가 원할 때 동네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가 아는 주민을 만나면 인사를 나누는 그런 평범한 주민의 일상이었습니다. 내가 누구든 나를 알아봐 주는 이웃이 있고, 언제든 환대받으며 갈 곳이 있는 동네. 우리는 그런 마포를 꿈꾸며 ‘1동 1사부작’을 외쳐왔습니다.”
조례 개정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나갈 예정
이번 조례 개정안은 사부작과 그 뜻에 연대하는 다양한 시민들의 노력이 모여 완성됐다.
해당 프로젝트의 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사부작에 모인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이웃들은 마포구에 이미 10년 전부터 발달장애인 지원 조례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라며 “마포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 이웃들이 동네에서 평범하게 같이 살아가는 데 조례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지금 잠들어 있는 조례가 주민들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조례가 될 수 있도록 변화의 계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열심히 만든 조례를 가지고 의원님들, 의장님, 그리고 후보님들 한 분, 한 분 찾아가고 정책 협약서를 보내드릴 테니, 함께하겠다고 이야기해 주실 거죠?”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선언문을 낭독한 발달장애청년 마카롱 씨 역시, “(조례에) 첫째 우리가 지역에 함께 살아갈 권리를 분명히 써주십시오. 둘째 동네마다 우리가 이웃과 연결될 수 있는 돌봄 거점을 만들어주십시오. 셋째 마포구 안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설치해 주십시오”라며 “선거에 나오신 후보자님들, 구청장님들. 우리와 함께할 준비가 되셨습니까?”라며 조례 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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