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 등교 후 하교 시간에 온유를 맞이하려는데 저 멀리서 보이는 온유의 모습에서 싱글벙글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고 온유에게 조금은 덜 걱정 스런 태도로 대할 수 있었다.
“엄마! 우리 선생님은 ○○○선생님이신데 너무 예쁘시고 잘 웃으셔서 좋아. 친구들도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도 있고 새로운 친구들도 있는데 ○○○는 나랑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같은 반이라서 좋아.
너무 기대가 돼.”라고 이야기하며 연신 어깨를 들썩거리며 눈과 입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이 지난 후에도 온유는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학교생활에 만족하며 다녔고 자주 괴롭히는 친구에게는 언어적 표현으로 단호하게 표현할 만큼 성장했다.
매일 학교생활을 즐거워했고 잘 다니고 있었지만 학년도 높아졌고 아이도 3학년이 되었으니 온유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에 평소처럼 자주 대화도 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마음속으로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온유: 있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운동장에 나가거나 복도에서 놀면 혼자 있을 때도 있어.
엄마: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그러면 뭐하고 있어?
온유: 그때는 교실에 있는 친구들을 부르기도 하고 친구들 뭐하는지 관찰도 하고 다음 시간 교과서를 보기도 해.
엄마: 그럼 외롭거나 슬프지 않아?
온유: 가끔은 그런데 많이 그렇지는 않아. 다른 때는 친구들이 잘 놀아주거든. 괜찮아
이렇게 대화를 끝내고 온유가 있었을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많이 외로웠겠구나, 슬펐겠구나, 속상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온유도 나름 자신의 장애를 잘 받아들이고 자신의 자리와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모둠 수업이 많았던 교과 학습 시간에서도 또래와 같은 수준으로 잘 적응하며 자신만의 필살기와 노력으로 급성장을 했다.
4학년이 되는 것도 이젠 두렵지 않았고 겨울방학에는 미리 4학년을 준비하는 예습까지 하는 아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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