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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칼럼

[너와 나의 시간들 08_김명희] 아! 옛날이여~~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11-20 조회수778





[너와 나의 시간들 08_김명희] ! 옛날이여~~

 


어느새 아들이 29살 청년이 되었지만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면서 가장 긴장되고 기대하고 설렘으로 가득했던 그 시간을, 그때 써놓은 글을 통해서 추억으로 회상해 보려고 한다.

 

#1. 어느새 1학년

나뭇가지에 뾰족이 연둣빛 새싹이 돋아날 때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지. 학교 가기 전부터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또 친구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고 언제나 조그만 아기로만 있을 것 같았던 아들이 이렇게 멋있게 자라서 어느 틈에 초등학생이 된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며칠 밤을 잠 못 이루고, "콩닥콩닥"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단다. 그런데 어느새 훌쩍 한 학기를 마치고 창밖으로 초록으로 무성하던 그 나뭇잎들은 가을볕에 노오랗게 빨갛게 가을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구나.

지금은 지각 하면 안 된다고 부랴부랴 옷을 입고 태권도장에 간 시간, 잠시 이렇게 아들에게 글을 써본다. 아들이 태어나던 날 손톱까지도 너무도 예쁘고 앙증맞은 모습에 가슴이 떨렸던 벅찬 그날의 환희가 지금도 기억에서 가시질 않는다. 지금은 엄마 곁에서 참새처럼 재잘재잘 이야기꽃도 피우고 또 때로는 동생과 또닥또닥 싸우는 그 모습까지도 생각하면 입가에 먼저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은 공부도 참 중요하지만, 마음속에 언제나 예쁘고 고운 웃음이 고여있어서, 누군가에게 웃음 하나를 나눠 줄 수 있는 "사랑"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또 커가면서 힘들 때도 지칠 때도 있겠지만 힘과 용기를 가지고 넓은 하늘을 한 번 더 쳐다볼 줄 아는 여유로운 사람, 그래서 하늘 같은 넓은 마음에 꿈을 가득 그려 넣을 수 있는 꿈이 많은 소년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나 어디서나 아들을 제일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박수도 쳐 주며 응원하는 소리를 항상 기억해서 끝까지 참아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더욱 좋겠다. 우리에게는 제일 보배로운 사람이지만 누구에게든 보배로운 사람 향기로운 사람으로 커갈 줄 엄마는 깊이 믿는다. 문득 네 목소리가 가슴 가득 울린다. 엄마는 네 목소리 숨소리 하나까지도 너무 귀하고 사랑스럽다.

우리 멋진 아들!!! 이제 맛있는 저녁 준비도 하고, 앞에 공원까지 마중이라도 나가봐야겠다. 우리 아들!!! 엄마는 하늘만큼, 땅만큼 널 사랑한단다. 그리고 엄마 사랑이 가슴에도 마음에도 머리에도. 가득 넘쳐나길 바라본다. 힘내라!!! 우리 아들.

 

#2. 첫 체험학습

가까이 살면서도 수락산에는 아직 가본 경험이 없어서선생님 말씀처럼 날짜 선택을 정말 가마니깔(점쟁이) 수준으로 잘 잡으셔서 조금은 더웠지만 그래도 모두 용감 무쌍(?)하게 잘 갔다 왔다. 속으로 하늘이 축하 이벤트로 한바탕 소나기라도 훑고 지나가길 바랬지만 그러면 역시 아직은 중구난방이 될 줄 미리 짐작했던지 교문에 들어서자,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용케도 지금까지 잘도 참아낸다.

계곡이 가까워져 오자 멀리서 들리던 매미 소리가 아이들 재잘재잘 까르르. 그 소리에 묻혀 버리고, 도착하자마자 힘들었으니 간식 좀 먹고 물놀이하라는 선생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물가에는 물총으로 날아온다. 탄알들이 쏟아지고 무엇인가 잡아 보겠다고 통이며 페트병이며 엄청나게 큰 채집통을 끼고 물속을 가르며 이상하고 징그러운 생긴 집게벌레 꿈틀거리는 벌레(?)만 잡아내면서 딴에는 살아있는 생물을 채집하는 거라며 신나 했다. 아이들의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까닭에 또 그 모습에 동화되어 바지 걷어 올리고, 혜지가 빌려주는 모래 장난 삽 하나로 눈 비비며 요리조리 잘도 피해 가는 송사리를 잡아 보기로 했다. 빨리 잡아달라는 아이들의 아우성을 "조용히 해야 해, 도망가니까"라는 말로 겨우 잠재우고 조심조심 한 마리씩 잡아 주겠다는 약속으로 시작한 송사리 잡기 작전은 뜰채처럼 삽이 제구실을 잘해주어서 한 마리 한 마리씩 은빛으로 팔딱거리며 잡혀 올라올 때 제대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었다고 회심의 미소를 띨 만큼 아들이 질러대는 환호는 대단했고 누구를 먼저 주느냐는 원성도 그만큼 컸다.

아이들이 질러대는 소리가 커질수록 재미와 흥미로움은 배가되고 옆에서 아들은 "우리 엄마는 박사다~~"엄마가 친구들을 위해 조그만 고기며 소금쟁이를 잡아 올리는 모습이 엄청 대단한 모습으로 비쳤나 보다. 그 말에 힘입어서 "그래, 줄 서 줄 서 차례로 잡아 줄게.", "그 엄마의 그 아들"이란 말을 맞춤처럼 엮어내기 위해 아이들이 첨벙대며 튀겨 오르는 물로 엉덩이 적셔가며 열심히 어부(?) 노릇을 했다. 아들이 조금 다쳐서 피가 나는 바람에 줄 서 있던 친구들에게 한 마리씩 잡아 주겠다던 그 약속을 못 지켜서 그 친구들 속상했을 테고, 또 상대적으로 또 자기만 안 잡아 주었나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못내 섭섭해서 최현수는 지하철 타고 오는 동안 연신 "고기 잡아 준다고 그랬잖아요~~"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아이들의 마음은 똑같기에 미안한 마음 하나가 생겨나기도 하고

한쪽에선 계곡 아래 물로 물장난, 물총놀이로 잦은 트러블도 생겨나고, 처음에는 물총으로 조금만 옷이 적셔도 "선생님~~" 소리가 끊이지 않더니, 하나둘씩 조금 더 결국에는 물속에 옷 몽땅 적신 채로 잠수까지 하는 친구도 있고물놀이로 늦어진 튼튼반 점심시간오손도손 과자며 김밥이며 나눠 먹는 예쁜 모습도 아이들이 저마다 김밥 방울토마토 한 알 과자 하나 내미는데 그 손길 그 마음들에서 제법 이제는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덕분에 아이들 이름도 한 번 더 불러보고, 얼굴도 한 번 더 익히고 또 평소에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조금 개구쟁이 짓을 했나 귀 기울여 들어 볼 수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아들과 나는 체력을 길러야겠다고거기 조금 걸었다고, 아들은 지쳐서 곯아떨어졌고 나는 정말 피곤해서 한숨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질 않았다. 쭈그려 앉은 탓인지 고관절이 자꾸 어긋나려고 하고(이런~~~) 남편은 어디 공동묘지에 쓸만한 것 있는지 뒤져보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하여튼 오늘 하루 그래도 정말 신났다. 내 생각만 그렇지 않고, 우리 튼튼반 친구 모두에게서 오늘의 그런 추억들이 신났던 기억으로다시 한번 그곳에 가고파서 뭔가 미련이 남아있는 그런 현장학습이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3. 가을 소풍

오호통재라~~ 현장학습-가을 소풍이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로 망가지더니, 또 어제는 일기예보에서 극성스럽게 떠들어대는 올해 들어 최고 추위(?) 체감온도는 영하를 느낄 만큼 추워지겠다는그 탓으로 모두 완전무장에,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물까지그렇게 시작된 현장학습은 쌀쌀한 기온도 항상 열기 끓어 넘치는 우리 튼튼반 친구들에게 다만 시원했을 따름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 친구들은 어찌나 신명 나 하던지요.

[놀이기구 타기] 맨 먼저 바이킹, 체구에 맞지 않게 슬금슬금 꼬리를 감추며 거부 반응을 보이는 남자친구들에게서 지금껏 보지 못한 이상한 풍경(?)도 있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참맛을 일깨워 주기라도 하듯이 이서윤을 비롯한 우리 반 꼬마 아가씨들이 손 흔들고 춤까지 추는듯한 모습까지 연출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영원한 카리스마로 우리 반을 압도하는 윤기의 시종일관 두 눈 꼭 감고 아니 죽을힘을 다해 감고 있는듯한 그 모습이 함께 교차하며 아이들이란 이렇듯 상반된 모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또 열차 타는 곳에서는 예쁜 미소로 아저씨를 유혹(?)해서 두 번도 아닌 세 번까지 타보는 모둠도 있었다.

[벌 떼의 습격] 점심시간 유난히 우리 반이 꽃(?)다워서인지 벌 떼들이 윙윙해서 아이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 들었다. 급기야 용감무쌍함을 항상 보여주며 볼거리를 제공하는 정재가 기습적으로 맨손으로 벌을 잡으려다 결국에는 손가락을 벌에게 물리게 되고, 여기저기서 "빨아야 독이 없어진다"라는 웅성거림이 들렸다. 엄마들이 재기 엄마에게 빨아내 주기를 권했지만, 또 언제나 고상한(?) 재기 엄마는 거부했고 "재기야! 선생님이 해줄까?" 엄마도 거부하는 그 마당에아니 선생님께서 마음속으로 역시 선생님은 달라야 하는구나, 항상 아이들 사랑 하는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 나와우리 엄마들은 새로운 찬사를 보내보기도 했다. 조금 지나서일까 결국은 꽃미남(?) 김민혁이 벌에게 목을 물리게 되고, 어디서 날아 오셨는지 김민혁 엄마(바른반 선생님)는 흡혈귀처럼 민혁이 목에 입을 대고 독을 훔쳐내는 모습이 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선생님이기 전에 그저 우리 모습과 흡사한 엄마라는데 괜한 동질감도 느껴본다. "이거 먹으세요?" 드세요도 아닌 먹으세요하는 모습도 어쩜 그렇게 예쁘고 귀엽든지. 수진이가 주는 초콜릿 누군가 건네주던 과자들을 주머니 뒤져 함께 나눠 먹으면서 아이들의 맑고 천진함이 잠깐이나마 마음에 담아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 참 좋았다.

[나뭇잎 줍기] 비닐봉지 가득가득 담아오는 친구도 있고 빈 봉지를 뎅그렁거리면서 어떤 게 예쁜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 친구도 있다. 색색의 나뭇잎을 주워다가 코 밑에 갖다 대며 이건 어때요? 또 이건 어때요? 또 예쁘다면 "선물"이라고 건네주는 친구들의 마음을 가득 담아내고 보니 마음이 온통 단풍처럼 물들어 버린 듯도 했다. 산기슭 낙엽이 쌓여있는그래서 아이들보다도 더, 홀로이 잠깐 이나마 센치멘탈해 져보는 마음의 여유도 부려보았다.

[밤 줍기] 뒤에 가려진 수작(?) (실은 이벤트를 고려해 먼저 밤을 뿌려 놓은 것)도 모른 채, 밤을 주워 내려오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천하를 얻은 듯한 뿌듯함이 완연하게 눈에 띄었다. 연신 고개를 숙여 봉지를 훔쳐보느라 정신이 없었고 정말 어떤 친구들은 비닐봉지 가득 주워 온 친구들도 있다. 집에 돌아가서 주워 온 밤을 삶아 먹으며 온 식구가 어제는 현장학습 이야기로 가득하지 않았을까?

가을, 낙엽, 가을 소풍어느새 이렇게 1학년 행사들이 마무리로 접어드는 기분이 들어서 쌀쌀한 바람 기운처럼 마음 한 자락이 스산해진다. 낙엽이 지고 수북이 쌓인 낙엽 위로 또다시 눈이 내리고, 가고 오는 계절이지만 유난히 계절이 가고 오는 그 그림자는 마음에 긴 그림자를 남기게 하나 보다. 추워지는 날씨에 모두 건강 조심하고 아이들이 소풍 다녀온 이야기는 재잘재잘 다 엮어내겠지만 그저 한번 적어 보았다.

지금은 다들 30살을 바라고는 젊은이들로 자라 어디서 무엇이 되었을지ᆢ. 그 시절 그 얼굴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그리고 모두 건강하며 사회일원으로 소중한 사람들로 자리를 지켜갈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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