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보다칼럼

[왁자지껄 가족7_조미영] 아들의 외모 변화
글쓴이보다센터 게시일2020-07-31 조회수2,699

아들의 외모 변화

 

2년전과 현재 아들은 외모가 많이 달라졌다.

헤어스타일만의 문제는 아니고 우선 체중이 줄다보니 얼굴 형태가 달라보였다. 그래서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고 그랬나보다.

아들과 2시간동안 은행, 주민센터, 카페, 마트 등 네 곳을 돌아 다녔다.

오늘처럼만 차분하게 동행하면 내가 뭘 더 바랄까 싶다.

5년여 먹던 약을 중단한 지 2년이 다되어 간다.

밤잠을 못자고 너무 산만할 땐 약을 안먹어서 그런가 갈등도 깊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약은 잊고 살게 되었다.

약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약이 약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생각해 보면 아들의 외모는 약과 운동을 중단하고부터다.

다른 요인도 있을 수 있지만 눈에 보이는 큰 변화는 이 두 가지다.

억지로 시켰던 운동을 하다 보니 집에 와서 많은 양의 먹을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짜증도 줄었고 그래서 약도 중단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니 이런 말 하는 게 참으로 조심스럽다.

 

얼마 전 센터 복도에서 교실에서의 선생님 뒷모습과 정면의 아들 표정을 보면서 뭔가 꾸중 듣는 듯한 모습을 감지했다.

역시나 청소를 안하고 뺀질대서 주의를 듣는 중이었단다.

아들에게 뭔가를 얘기하면 들으려 하지 않고 밀쳐내고 다른 곳으로 뛰어가곤 했는데 그때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선생님의 주의를 잘 듣고 있던 모습이 꽤 괜찮아 보였다.

아침에 차 안에서 오늘 목요일이고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니 이번엔 우리 차로 부산에 가자고 얘기했더니 가볍게 네~를 말한다.

오늘은 마무리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와라~

말 끝나기가 무섭게

따아!!!

하며 싫다는 대답을 하는 아들.

너 청소하는건 싫으냐?

!

웃긴다. 지가 청소를 얼마나 했다고 싫다는 표현을 저리 강하게 하냐 싶어 기가 막혔다.

속으로 올라오는 열을 가라앉히고는,

그래도 네가 할 일은 하고 살아야지~ 너처럼 멋진 청년이 친구들 다 열심히 청소하는데 너만 안하는건 옳지 않아~

하고 싶은 걸 하려면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은 하는 거다.

천천히 설명해줬더니 작은 소리로 네~

표현언어는 안되지만 수용언어는 되니 이만큼이라도 소통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말 못하는 아들을 위해 많은 지인들이 기도해 주시는 걸로 안다. 그 기도 덕에 그나마 이만큼 살고 있다 생각하면 내가 받은 만큼은 나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달라진 외모만큼 아들의 내면도 보다 성숙하게 변화하여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싫어도 꼭 하면서 잘 살아가길 바란다.



 

총 댓글수 : 0개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