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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칼럼

[왁자지껄 가족 24_조미영]해 보니까 되더라고요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2-06-20 조회수110

 

 

목부터 희망적이다. 안 된다고 미리 포기하고 나는 못한다, 내 아이는 할 수 없다 손사래 치며 지나온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통합학급반에 있었던 아들을 생각하며 읽었다. 교실엄마에 복도엄마를 거쳐 운동장엄마에서 집엄마가 되기까지 매우 험난했던 초등 2년 반의 세월. 십 수 년이 지나고 보니 마음의 동요는 없다. 오랫동안 나를 아프게 했던 담임에 대한 서러움보다 장애가 무슨 죄인양 교사 앞에서 늘 전전긍긍하고 쪼그라들었던 내 자신의 부족함만 여전히 안타까울 뿐. 해맑은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은 아직도 선하다. 자신들의 도움으로 하진이가 오늘은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다며 신나게 얘기해 주던 예쁜 모습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초저학년까지 좀 길게는 초등6년을 통합학교에 다니다가 특수학교로 전학을 많이 했다. 전쟁 같았던 초등 시절보다는 좀 나은 중학교 통합은 그럼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그 어려움을 학생들과 교사들이 힘을 모아 줄여 나가는 과정이 저자 이수현의 책 해 보니까 되더라고요 속에 보물처럼 담겨 있다.

발달장애가 있는 두 남매의 엄마 이수현은 중학교 영어교사다. 그녀의 SNS에는 웃음과 눈물과 감동이 있다. 교사로서의 완벽함이 돋보이지만 엄마로서의 힘듦을 넋두리 하듯 쏟아내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위로하며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워 준다.

 

이수현은 자녀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의 삶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 같다. 어쩌면 자녀에게 장애가 없었다면 진정한 통합의 의미를 모른 체 영민한 영어교사로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았을지 모를 일이다. 배움의 나눔을 실천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으니 그녀로선 힘든 삶이 우리로선 고마운 일이 되었다.
 

 

1 "해 보니까 되더라고요!"에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해 학생들이 학급회의를 하면서 그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이 있다.

등교를 힘들어 하는 민주를 돕기 위해 반 친구들이 함께 등교하는 방법으로 성공하는걸 보면서 나는 울컥했다. 비록 어른들의 이기심과 그것을 인정하는 교감의 만류로 중도에 접었지만 이런 종류의 통합 방법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직접 교재를 만들어 제공하는 모습은 교사 이상의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란 걸 느끼게 했다. 쉽지 않은 걸 참 쉽게 접근하는 선생님의 교직 생활에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

 

김민진은 중학교 특수학급에 근무하는 특수교사다. 특수학교와 달리 일반학교의 특수교사는 설 자리가 없다고 한다. 부모와 원반학급의 담임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그 어려움이 매우 크다고 들었다.

2 "이게 뭐 별거라고요!"에는 김민진선생님이 특수학급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통합의 방식들이 제시되어 있다. 동아리 모임으로 모자뜨기, 텃밭가꾸기 등을 통해 특수교육 대상자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이도록 지도한다. "장애이해교육"보다 "다양성 존중교육"이란 명칭으로 활동하는 선생님의 노력이 눈부시게 감사하다. 학급회의를 통한 규칙 정하기, 버츄 프로젝트(미덕 발견하기) 등의 구체적인 방법들은 가정교육으로도 훌륭한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10여 년 전 중고등학교에서 장애인식전환교육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강의를 하던 때가 있었다. 똘똘한 장애학생이 수업 후 한 시간 내내 장애라는 단어만 허공에 떠다니는 그런 수업 더 이상 받고 싶지 않다고 했을 때 충격 받았다. 그 후로 장애보다는 다름과 차이를 강조하며 수업 내용을 바꾸었더니 학생들의 소감문이 많이 달랐다. 이런 내용도 김민진선생님의 글 2, ‘장애를 더 도드라지게 하는 장애이해 교육편에 잘 담겨져 있어 반가웠다.

 

이 책이 교사들의 필독서로 선정되면 좋겠다. 교사 연수 때 교재로 활용하면 좋겠다. 학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자녀가 어떻게 학교생활을 하는지, 담임이나 교과 선생님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자녀를 이끌어 주면 좋을 지 생각하고 의논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두 분의 선생님과 같은 교사가 많아진다면 물리적 통합이 아닌 진정한 통합의 의미가 잘 정착될 것 같은 희망이 보인다.

 

 

안 해봐서 두렵다, 해 보지 않아서 어렵다는 생각 대신 해 보자. 해 보고 안 되면 또 다른 방법으로 해 보는 걸 멈추지 말자.”


 

이 책이 말하는 요지다.

현장에서 학생들과 오늘도 머리 맞대고 좋은 통합 환경을 만들고자 애쓰는 두 분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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