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를 따라 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고 하고, 친구들이랑 편을 나누어 야구를 하며 놀았다. 온통 야구, 야구 생각으로 가득찬 나는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보여 주기에는 창피한 비밀 행동이 있다. 그건 바로 ‘삐야삐야’라는 행동이다. 삐야삐야는 지우개와 연필을 가지고 하는 일종의 놀이로, 내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야구 경기를 상상하며 지우개를 던지고 연필로 받아치는 행동이다. 이런 행동을 하면서 내가 무의식중에 ‘삐야삐야’라고 소리를 내기에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다. 아빠는 나의 행동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신이 아픈 친구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하시면서 친구들 앞에서는 하지 말라고 하셨다. 5학년 새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이다. 학교에서 삐야삐야를 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있는데 멀리서 나와 비슷한 삐야삐야를 하는 친구를 보았다. 그 친구가 하는 손모양과 간간이 들려오는 소리가 영락없는 삐야삐야 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 친구는 내가 옆에 온지도 모르고 계속 삐야삐야에 열중했다. 나는 용기내어 말을 걸었다.“나는 박재희야~ 니 이름은 머야?”그 친구는 나를 한참 보다가 “고마워. 나는 우주야”라며 더듬거리며 대답을 하였다. 대답이 좀 이상해 보였지만 말을 느리게 하고 혀가 짧은 친구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보다는 내가 꽁꽁 숨여둔 비밀행동을 우주도 하는지 궁금했다.“우주야, 너 지금 이리저리 손 움직이며 한 건 머야?”“음, 나는 그냥 머릿속에서 하는 모습을 손으로 따라하는거야. 머릿속에서 수영을 잘하거든.”나만의 비밀행동인 삐야삐야를 하는친구가 있는 사실에 놀라고 신기했다. “우주야, 나도 너랑 비슷한 행동을 하는데 한 번 볼래?”라며 아빠와의 약속을 어기며 지우개와 연필을 가지고 삐야삐야 행동을 보여주었다. 우주는 재밌어 했고 같이 따라하기도하였다. 나는 나의 삐야삐야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 우주가 고마웠고, 우리는 바로 친구가 되었다.

 새 학기가 시작한지 한 달쯤 지나자 나에게는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 발표도 곧장 하고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회장에도 선출이 되었다. 그에 반해 우주는 친구가 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정신지체를 가진 장애인이어서 말도 늦고 행동이 어눌하기 떄문에 친구들이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 특히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가릴 것 없이 삐야삐야를 하는 우주의 모습을 보며 친구들이 우주를 이상하게 보며 경계하고 놀지 않았다. 나는 친구가 없는 우주가 안쓰럽기도 하였지만 우리 반 친구들에게 궁금하기도 했다. 나도 우주와 똑같이 친구들 앞에서 삐야삐야를 한다면 친구들이 나를 이상하게 여기고 놀지 않을까? 라며 쉬는 시간에 삐야삐야를 해보았다. 어떤 친구가 “어! 재희도 우주랑 같은 행동을 한다”라고 말했다. 순식간에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나는 “맞아. 삐야삐야라는 건데...”라며자신있게 삐야삐야가 어떤 행동인지 대답해 주었다. 친구들은 나의 자신있는 대답에 재미있는 놀이라며 더 이상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얘들아, 우주도 나와 같이 삐야삐야 놀이 잘한다. 우주의 삐야삐야도 이상한 행동이 아니고 재미있는 놀이야. 나와 똑같이 친구해 줄 수 있겠니”라며 우주랑 같이 삐야삐야를 하였다. 그 사건 이후에는 우주에게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고, 나는 집에서만 했던 삐야삐야를 학교에서도 한다. 그리고 혼자만 했던 삐야삐야를 우주를 비롯해서 반 친구들도 전체가 같이한다. 간혹 선생님이나 옆 반 친구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