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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교육감상_청소년부_전북 전주솔내고 박민지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11-01 조회수156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교육감상 청소년부_전북 전주솔내고 박민지






  내 인생에 정말 값진 시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뀐 나의 중학교 시절을 떠올려 본다. 장애인 친구를 보면 무섭고, 다가가기 꺼려져 피했던 것 같다. 나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사람이고, 장애인은 결코 평범하지도 일반적이지 않은 장애를 겪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게 차별이며, 장애인에 대해 가진 짙은 편견인데, 무감각했던 나의 모습을 지금 돌아보면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그런 내가 변화될 수 있었던, 14살의 어느 뜨거운 여름의 한 날이었다.

 
  학교 복도에는 유난히 사람도 많았으며 시끄러웠다. 나는 복도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고, 시선을 돌리니 복도의 끝에는 발달장애인 친구가 자신의 걸음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곧 잘 걷더니 중심을 잃고 세게 넘어졌다. 나는 놀란 나머지 한 번도 가까이 가보지 못했던 그 친구 앞에 가서 괜찮냐고 물으며 일으켜 세우는데, 순간 깜짝 놀랐다. 주변 친구들의 웃음소리 때문이었다. 장애인 친구가 우스꽝스럽게 넘어져 웃기 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발달장애인 친구의 더러운 손을 어떻게 잡고 일으켜 세우냐며 대단하다고 하는 옆 친구의 말에, 마음이 쾅 내려앉았다. 나는 그 친구의 말이 더 우스웠고, 대답이 꺼려지며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에 화가 치밀어 올라 그 친구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아무 잘못도 없는 친구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에 화가 났던 것 같다. 내 생각 끝엔 찝찝함이 남았다. 그 이유는 나도 어제까진 그랬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을 뿐이지, 장애인 친구를 내 멋대로 판단하고, 무서워하며, 곁에 가기 싫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라도 나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처럼 장애인 친구를 왜 도와주냐고 묻는 친구의 말에는, 친구이기에 당연하다고 답할 것이고, 체육 시간에 둘이서 짝을 이뤄 연습하는 배드민턴 수업에 홀로 머뭇거리던 장애인 친구 옆을 차지하며, 말하기를 좋아하던 우리 반 장애인 여학생에게 자연스레 말을 걸어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내가 그 어떤 사람을 대하듯 똑같이 장애인을 대하고 비장애인과 평등하게 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이후의 나의 학교생활은 많이 변했다. 처음에는 내가 참고 배려해야 한다며 의무적으로 느껴졌던 일도, 즐겁게 느껴지고 행복했다.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 배드민턴도, 모두가 피하려 했던 그 친구의 옆자리에 앉는 것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은 대화도, 발을 맞춰 걷는 것도, 기다림이 요구되는 수많은 일도, 모두 중학교 시절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 잡았고, 나에게 특수교사라는 인생에 큰 꿈이 생긴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그렇게 3년여 시간이 흐르고 요즘의 나는, 특수교사라는 꿈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많은 비장애인 사람들은 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며, 바르지 않은 인식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는가? ’ 에 대해 고민한다. 또, ‘아무도 어린아이에게 장애인을 보면 도망치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어린아이조차 왜 장애인 친구를 보면 무서워하고, 피하며 함께하기를 싫어하는가? ’ 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우리 사회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나의 머릿속에만 맴돌았던 생각은 나의 삶이 되기도 한다. 대놓고 차별하지 않았지만, 장애인과 함께 하기를 싫어하는 생각은 나의 삶이 되어 세상을 만들고, 어린아이가 왜 장애인을 두려워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되며, 장애인 친구를 피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된다. 비장애인들은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 당연한 문화 속에 장애인을 가시 돋은 눈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나의 삶의 범주 안에, 또, 나의 마음속에 장애인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면, 나도 몰랐지만, 장애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졌다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는 이 사회가 비장애인들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가 누리는 당연한 것도, 나는 편했던 많은 시설도, 장애인이 누리기에 당연하지 않고, 또는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권리일 수 있으며, 불편하디 불편한 사회였을 수 있다. 이 사회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누군가만 편히 누리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의 권리가 세워져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차갑고, 또는 너무 뜨거운 시선이 변화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당연한 사람이기에 평범하게 마주해야 하며, 마땅한 권리를 가지며 살아가는 장애인을 어색하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만약 세상이 그러하다고 해도 나는 평범하게 장애인을 맞이하며, 그 속에 장애인이 겪는 불편함과 어려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독한 개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참아준다. 내가 양보한다. 내가 배려한다.” 하는 내 마음속 영웅이 되는 삶이 아니라. 이 세상의 당연한 권리를 당연히 외칠 줄 아는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이 되길 원해야 한다. “제가 참고 양보하며 배려했어요” 이 말이 부끄러운 말이 될 수 있도록 마땅한 일을 했을 뿐이고, 함께 행복하게 살았을 뿐이고, 배려가 아니라 당연한 권리를 지켜줬을 뿐이라고 외쳐야 한다.

 
  현재 학교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많은 장애이해교육이 실시된다. 나도 현재 교육의 현장 속에 있지만, 아직도 장애인의 권리가 못마땅한 친구들도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여전히 학교생활 속에 장애인 친구들의 곁은 늘 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중학생 때 장애인 친구를 괴롭혔던 똑같은 그 친구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장애인 친구를 무시하고 비웃는 모습도 길을 가다 목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장애인 친구들을 존중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친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학교는, 우리의 사회는 이렇게 변한다고 생각한다. 바라보는 현실에 답을 찾기 어려워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느껴져, ‘과연 변할까? ’라는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바라보는 시선이 변한 한 사람, 한 사람 덕분에 세상에 반드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물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새들이 노래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올 따뜻한 봄날이 반드시 찾아올 거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킬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에게 기대와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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