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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단체장상_청소년부_경기 한국글로벌스쿨 강민석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11-01 조회수187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단체장상_청소년부_경기 한국글로벌스쿨 강민석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 글에 나오는 이름은 가명을 사용하였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나는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혹시 지금까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일이 있어?” 그러면 사람들은 여행을 갔다 온 추억이나 시험에 붙은 일, 혹은 자신이 원하던 것을 성취했던 일들을 흔하게 얘기한다. 나는 그런 사람들보다는 조금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일을 기점으로 나는 변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일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의 일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학년이 올라가니 반이 달라졌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 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반으로 들어서니, 처음 보는 친구들도 많았고, 이미 알고 지내던 친구들도 여럿 보였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새로운 친구들과 인사하던 와중,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친구가 눈에 띄었다. 나는 궁금해서 옆에 있는 친구한테 물어보았다.


“혹시 저쪽에 혼자 있는 친구가 누군지 알아?” “아 우현이? 나랑 작년에 같은 반이었는데... 음.. 조금 이상한 면이 있는 친구야”
 

 확실히 우현이는 이상한 면이 있는 친구였다. 수업 시간에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하질 않나, 친구들과 대화에 끼질 못하고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머지않아 우현이가 소위 말하는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현이가 장애가 있었기 때문일까, 나는 알 수 없는 거리낌이 들어 우현이랑 친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학급 회의를 하던 날이 다가왔다. 학급 회의는 반에 필요한 것을 선생님과 학생들이 얘기해서 정하는 자리로, 그날은 처음으로 1인 1역을 정하기로 하였다. 1인 1역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생 한 명당 역할 하나를 정해서 반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각 반에 있는 학생 모두가 참여해야했다. 나는 출석번호가 1번이어서 우리 반의 임시 반장이었기 때문에 그 학급 회의는 내가 주도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각자의 역할을 정한 뒤 나는 선생님께 역할을 다 골랐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선생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너희 정말 모두한테 역할을 다 배정한 거야?”

선생님이 언성이 높아지신 채로 말씀하셨다. 나는 당황하였다. 분명히 역할을 다 배정했는데 선생님께서 화내시는 게 도무지 이해가가지 않았다. “우현이를 빼고 역할을 정하면 안 되지 얘들아.” 그제야 나는 나의 실수를 깨달았다. 나는 우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1인 1역을 안 할 줄 알았다. 선생님은 우리를 꾸짖으셨다. “얘들아, 우현이도 엄연히 우리 반 친구야. 친구를 차별하면 안 되지. 우현이한테 역할을 배정해주렴” 그 얘기를 듣던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항상 어른들한테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나쁘다고 들었는데, 내가 그 차별을 행했다는 것이 굉장히 부끄러웠다. 나만 부끄러운 것은 아니었나 본지, 우리 반 친구들은 서둘러 우현이의 역할을 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었다. 모두가 우현이랑은 같은 1인 1역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나와 내 반 친구들은 우현이에게 혼자서 해야 하는 1인 1역을 배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정해준 우현이의 역할은 식물들을 관리하는 것으로, 매일 물을 줘야 하는 귀찮음과 자주 식물이 시들어서 선생님의 꾸중을 많이 들어야 했기 때문에 모두가 기피하던 1인 1역 중에 하나였다. “우현이가 잘할 수있을까..?” 나는 걱정이 앞섰다.

 

  학급 회의가 끝난 후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평범하게 학교에가 수업을 들었다. 친구들과 같이 놀던 와중에 나는 우연히 화분에 곱게 있는 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연히 보게 된 그 꽃은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었다. 놀라움에 화분에 다가간 나는 곧 그 꽃이 시들어 있지 않고 오히려 생기있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얘들아 이 꽃 좀 봐봐” 친구들의 반응은 나와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뭐야? 웬일로 꽃이 시들지 않았네. 누가 관리자였더라?” 나는 곧 우현이가 식물 관리자였다는 것이 기억났다. “ 우현이의 1인1역이잖아.. 관리 되게 잘했네” 나는 그때 머리를 망치로 한 대 크게 얻어맞은 느낌이 났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우현이는 자신이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었다. 나도 내 1인 1역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데, 우현이가 그 꽃 관리를 완벽하게 하는 것을 보고 나는 나한테 무의식적으로 우현이에 대한 편견이 있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우현이는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와 달라 보였던 것일 뿐, 우현이는 우현이만의 능력과 장점이 있었다. 다음 학급 회의가 있기까지 우현이의 꽃은 빛을 잃지 않았고, 우리 반 친구들은 우현이를 인정해 주며 박수를 쳐주었다.


  정리하며, 나는 우현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현이는 그저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였고, 그러한 노력과 열정은 모두의 편견을 허물었다. 나는 그때의 기억을 기점으로 장애인들을 편견 없이 보기 시작했다. 우현이의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주었으며, 다른 반에 있는 장애인 친구한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또한, 내 친구들이 장애인들을 차별할 때 그들을 저지하였다. 이러한 것들이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가 공존하며 화합할 세상으로 가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우현이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 꽃은 시들고 말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도 같다. 우리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들은 세상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장애인들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편견 없이 그들을 존중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현이의 빛나던 꽃처럼 우리 모두 밝게 빛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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