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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단체장상_청소년부_경기 페이스튼국제학교 배윤서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11-01 조회수196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단체장상_청소년부_경기 페이스튼국제학교 배윤서





“함께 여는 세상 이야기”

(함께 만들어요, 다름의 가치가 존중되는 아름다운 세상)

 

 

“선생님! oo이가 없어졌어요!”나는 한숨을 쉬었다. ‘또 시작이구나......’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자폐를 가진 친구를 처음 만났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는 수업 중간에 교실을 배회하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 운동장에서 모래를 파고, 심지어 선생님의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가 숨어 있기도 했다. 어린 눈에 비친 그는 무서웠고, 많은 친구들은 그가 이상하다고 수군거렸다. 우리는 그가 어떤 친구인지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그저 그의 행동에 불편함을 나타내곤 했다. 일부 학부모님들은 학교에 전화를 걸어 반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나도 그런 편견에 휘둘려 oo이가 무섭다고 생각하고 피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oo이에 대해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부모님은 oo이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나와 다르지만, 무섭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 주셨다.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다른 친구들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라고 말씀하셨다. 이후 학교는 oo이를 위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원만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우미 선생님을 연결해 주었고, oo이의 엄마는 항상 그를 돕기 위해 수업이 끝날 때까지 매일 교실 복도에서 기다리셨다. 시간이 지날수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oo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느덧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와 가까워지지 못한 것이 지금도 후회되지만, 그를 볼수록 그가 나와 조금 다를 뿐 무서워하거나 동정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끔 선생님의 칭찬에 수줍은 눈빛으로 미소 짓던 oo이의 얼굴이 생각나곤 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oo이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걸 보니 oo이는 이후 훨씬 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성장한 것 같다. 만약, oo이가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보통의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하고 그를 외면했더라면 우리는 그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역사의 저명한 인물인 토머스 에디슨, 헬렌 켈러, 베토벤 등은 모두 장애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그들의 삶을 개척했고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의 재능을 폄훼하거나 그들의 삶을 지나치게 동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다름의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 모두가 공평하게 잠재된 능력을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장애 인식개선을 위한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졌다. 이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장애인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oo 의료봉사단의 활동 중 하나인 장애 인식개선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핍박 받고, 좌절을 경험하는 현실이 나를 슬프게 했고, 이는 여러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캠페인 활동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마중물이 되었다. 나는 장애인 토크콘서트 릴레이 봉사(피아니스트 이강현편)에 직접 참석했다. 콘서트 시작 전부터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의자를 옮기며 관객석을 정리하고, 홍보 사진을 찍는 등 콘서트 준비를 도왔다. 저녁 식사는 공연장 한편 작은 방에서 선 채로 봉사자들과 함께 급하게 먹었지만, 더할 나위 없이 맛있고 훌륭했다. Wi-fi가 충분하지 않아 유튜브 생중계에 접속하고 친구, 지인들에게 참여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다른 봉사자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방법을 강구하며 최선을 다해 홍보활동에 참여했다. 활동 중 어려웠던 점은 콘서트 홍보를 할 때 일반 대중들에게는 장애인 토크 콘서트가 익숙하지 않아 비슷한 정보를 반복해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토크 콘서트를 통해 피아니스트 이강현 님의 솔직한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잠재된 능력이 무궁무진하며 충분히 그 능력을 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강현 님의 피아노 연주는 당연히 으뜸이었고, 실시간 채팅 댓글을 통해 콘서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관점이 조금씩 변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장애의 의미가 ‘가능한 것이 없음’에서 ‘조금 다른 차이가 있음’으로 말이다. 공연 시작 전 이강현 님께 함께 사진을 찍자고 부탁했었는데, 수줍은 얼굴로 V자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 또래의 그저 ‘평범한’ 오빠였다.

  이후 나는 코로나에 걸려 다음 토크 콘서트 릴레이 봉사(테너 윤용준 편)에는 참석할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확진이 당황스러웠지만, 곧 나는 내 자리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콘서트 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홍보하고, 공연 내내 채팅 댓글을 통해 윤용준 님의 공연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발달장애를 극복하고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많은 콘서트를 하며, 곧 첫 미니앨범까지 발매한다는 소식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장애는 더 이상 성공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아니었다. 또한 장애인 이동권 및 장애인인권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해 불편한 편견을 지니고 있지만, 그들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며 비장애인과 동일한 권리를 지녀야 한다는 사실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 인식개선 시민 대토론회를 통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들의 권리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권리를 지켜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 토론단과 함께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며 많은 시민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도움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나는 미약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장애 인식개선’에 기여했다고 확신할 수 있다. 특히 장애인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은 콘서트를 통해 장애가 있더라도 뛰어난 재능을 가질 수 있고, 그 재능을 통해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잠재된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나의 작은 활동으로 장애인에 대한 불공정한 인식과 비뚤어진 편견이 바뀔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뿌듯했다. 나는 앞으로 내가 조직한 학교 봉사동아리 ‘Fayston Angels’를 기반으로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연합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 콘서트를 통해 장애인 연주자와 비장애인 연주자들이 함께 어울려 음악으로 함께 소통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하는 무대를 만들어 장애인에 대한 생각의 거리를 좁히고 싶다.

  사실 나는 언젠가 의사가 되고 싶다. 특히, 우리 몸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뇌에 관심이 많은데 뇌의 아주 작은 신경조직의 손상도 마비, 시각 및 청각장애, 언어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장애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고, 그 누구는 바로 내가 될 수도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가 치료할 환자들이 어떠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나와 같은 소중한 인격체로, 무한한 잠재 능력을 갖춘 귀한 존재로 바라보며 그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나와 같은 결이길 기대하며 오늘도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무엇일지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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