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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단체장상_청소년부_경기 부용고 혜정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11-01 조회수181

제7회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단체장상_청소년부_경기 부용고 혜정







숲을 본다면 

 

  나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꽤 많은 장애인 친구들을 만났다. 물론 그 친구들과 전부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람에 대해 한층 알아갈 수 있는 만남들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장애인을 만난건 초등학교 1학년때이다.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고 처음으로 만난 우리반에는 지적장애를 가진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조금 이상했다. 수업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고 가끔 수업에 들어오는 날이면 수업 중반에 갑자기 나가 복도를 뛰어나니며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이상한 행동들을 했다. 이상하게 여겼지만 꺼리진 않았다. 그냥 조금 다른 아이일 뿐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와는 2학년이 되서도 같은 반이 되었다. 1학년때보다는 나도 그 아이도 아주 조금 더 성장해 있었다. 장애인 남자아이와는 많이 짝이 됐었다. 남자아이와 짝이 될때마다 이상하게 항상 짝과 하는 활동들을 많이 했었다. 하루는 종이로 인형을 만드는 수업이 있었는데 인형을 다 만들고 내가 장난으로 그 인형을 가지고 상황극을 하니 남자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엄청 좋아해줬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더 웃기고 싶었고 더 웃어줬음 좋겠었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것에 대한 뿌듯함을 느꼈다.

  중학교 2학년땐 또 다른 지적 장애 친구랑 같은 반이 되었다. 그 친구는 아주 소심하고 정말 말이 없는 친구였다. 그때의 난 초등학생때와는 달리 엄청 소심하고 말도 제대로 못할때여서 한번도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본적이 없었다. 그때 우리반에는 공부를 아주 잘하는 여자아이가 한명 있었는데 그 여자아이는 우리반의 장애인 친구를 항상 챙겨주고 같이 다녀주고 말도 걸어주며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볼때면 그 여자아이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왠지 멋져 보였다.

 
  중학교 3학년때는 동아리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친구를 사귀었다. 그 아이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말도 더듬으면서 어눌하게 하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이였지만 정신연령이 낮다거나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친구는 아니였다. 그저 몸만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이였다. 처음에는 그 아이가 꺼렸지만 몇번 대화를 하다보니 우리는 생각보다 말이 잘통했다. 밖에서 따로 만난다거나 함께 어딜 놀러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학교에서 만나면 우린 반갑게 인사했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친구는 아주 밝고 사교성이 좋은 아이였다. 아무리 자신의 몸에 불편함이 있었도 친구에게 다가가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아이였다. 나와는 달랐다. 그 아이의 그런 성격이 부러웠다. 그 아이는 아무리 몸이 불편해도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잘 다니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할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친구와는 고등학교에 올라온 지금도 가끔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는 사이이다. 이외에도 내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만난 장애인 친구들은 참 많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밝게 맞이하지 못한다. 그저 그들이 남들과는 좀 다르기 때문이. 그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차별과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심장을 파고드는 화살같은 말들도 많이 듣는다. 그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 그 하나로 말이다.얼마전 잠을 자려 누웠는데 갑자기 내가 부끄러워졌다. 어릴때는 상대방이 장애인이여도 별 생각 안하고 그저 그 아이가 행복해 하는게 좋아서 친구를 웃겨주고 싶어하는 편견없는 아이였는데 어느새 난 장애인 친구를 꺼려하는 많은 편견이 생겨버린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람들을 욕하며 살아왔는데 정신차려보니 나도 그 사람들과 다를게 없는 사람이 되어벼렸다.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다. 그리고 미안했다. 나는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피했던것인가. 우리에겐 그들을 차별할 능력이 있는가. 우린 그들의 위에 있는 자들인가. 아니다. 우린 전부 같다. 같은 사람이고 함께 이 지구에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다. 누군가는 눈이 크고 누군가는 눈이 작고 또 누군가는 키고 2m이며 누군가는 발이 아주 작다. 우리들 각자는 전부 다른 얼굴과 몸을 가졌고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 우리들이 서로를 비판하고 차별할 능력도 힘도 없다. 우리가 정상인것도 아니다. 우린 그저 장애인이 아닐뿐 비장애인일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장애인들을 마주치고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차별들을 해왔을지도 모른다. 그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많이 일어난다. 그러한 상황을 바꾸는 방법은 그 어떠한 것보다도 간단하다. 하지만 우린 그 간단한걸 실천하지 못한다. 우리 모두가 나무가 아닌 숲을 본다면 더 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은 이상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음 좋겠다.


이제는 정말로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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