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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장애인콜택시 ‘행복콜’, 실상은 딴판
분류비마이너뉴스 글쓴이이슬하 기자 게시일2022-05-04 조회수362
이정아 충주사나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정아 충주사나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충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별 없는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저희도 여행 가고 싶고, 공연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약속 하나 잡으려 해도 장애인콜택시를 먼저 예약하고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충주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제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만 나와서 투표해달라는 게 시민 대우해주는 겁니까?” (이정아 충주사나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충주시의 열악한 장애인 이동권 현실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충북장차연) 등은 3일 오후 2시 충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충주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충주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사실상 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2020년 기준 충주시에서 운행되는 시내버스 총 82대 중 저상버스는 3대(3.7%)뿐이다. 이마저 코로나19 이후 운행 편수가 줄어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온전히 운행되지 않고 있다. 저상버스였던 888번 버스는 지난해 대폐차 당시 계단이 있는 ‘차별버스’로 교체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는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이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2020년 기준 충주시는 장애인콜택시를 법정대수인 25대에도 못 미치는 19대만 운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오후 9시 30분 이후에는 한 대도 운행하지 않는다. 충주시는 “특별교통수단의 운행은 연중무휴 24시간 운행을 원칙으로 하되 야간 및 공휴일 등은 조정할 수 있다”는 충주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임경미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전래동화 속 신데렐라도 12시에 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9시 반이면 들어가야 한다”며 실소를 터뜨렸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낮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충주시 장애인콜택시 ‘행복콜’은 예약제로만 운영되다 보니, 장애인이 원하는 시간에 바로 이용하기가 어렵다. 갑작스럽게 병원을 가야 하는 등 응급상황이 벌어져도 휠체어 탄 장애인은 이동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비장애인도 똑같이 택시 탈 때 하루나 이틀 전에 예약하고 타면 우리도 이렇게 투쟁하지 않겠다”며 즉시콜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충주에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고 상담원에게 전화했다가 겪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상담원에게 (장애인콜택시에) 세 사람이 타려 한다고 했더니, 장애인과 활동지원사, 두 명만 탈 수 있다더라.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충주시 비장애인은 택시 탈 때 두 사람만 타나?”고 말했다.

세종에 사는 문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기자회견에 참석하고자 오전 10시 30분에 충주에 도착했다. 충주까지 오는 기차가 하루에 11대 있지만, 그중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건 5대에 불과해, 원하는 시간에 기차를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 시간을 한참 남기고 화물칸에 실려 충주에 왔다.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충북장차연은 충주시 장애인콜택시의 시외운행도 요구했다. 현재 행복콜은 충주 시내만 다니며, 관외운행은 청주 충북대병원, 원주 세브란스병원, 서울 3차 종합병원 이용 시에만 가능하다. 

충주역에 KTX(중부내륙선)가 다니긴 하나 한 번에 갈 수 있는 곳이 매우 제한적이다. 충주역에서 앙성온천역, 감곡장호원역, 가남역, 부발역이 끝이다. 현재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시외·고속버스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충주시 장애인들은 자유로운 관외이동이 불가능한 것이다. 충북장차연이 행복콜 시외운행을 요구하는 이유다.

권은춘 충북장차연 상임대표는 “충주시 특별교통수단 이름이 ‘행복콜’이란 걸 듣고 너무 기가 차서 웃음만 나오더라. 운영은 개판으로 하면서 뭔 놈의 장애인 행복콜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활동가들은 충주시와 면담을 가졌다. 조길형 시장 대신 김두환 부시장이 자리에 나왔다. 활동가들은 △행복콜 24시간 운행 △예약제로 운영되는 행복콜을 즉시콜로 전환 △행복콜 시외운행 △저상버스 도입 확대 등을 요구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5월 말까지 공문으로 보낼 것을 요청했다. 충주시 측은 행복콜 시외운행이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도에서 광역운행 방침이 나오면 그때 고민하겠다”고 답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회견을 마친 활동가들이 김두환 충주부시장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자회견을 마친 활동가들이 김두환 충주부시장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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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이너뉴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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