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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결의문] 이제는 시설이 아닌, 나의 집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다 / 장상석
분류비마이너뉴스 글쓴이비마이너 게시일2022-05-06 조회수15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답변을 촉구하며 매일 아침 8시, 3호선 경복궁역 7-1 승강장(안국역 방향)에서 삭발 투쟁을 했습니다. 

5월 6일부터는 장소를 바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기획재정부 답변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이어갑니다. 장소는 윤석열 정부가 집무실로 사용할 예정인 용산에서 가까운 지하철역 4호선 삼각지역 1-1 승강장(숙대입구역 방향)입니다. 비마이너는 삭발 투쟁을 하는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결의문을 싣습니다.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삭발하고 있다. 눈을 꼭 감고 있다. 사진 허현덕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삭발하고 있다. 눈을 꼭 감고 있다. 사진 허현덕

먼저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장상석이라고 한다. 올해 58세로 탈시설한 지 3년 6개월이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장애와 언어장애를 갖고 태어난 나는 29살까지 부모님과 같이 살다가 부모님이 연세가 많고 건강상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신애원’이라는 시설에 맡겨졌다.
 
시설은 방의 크기에 비해 거주자가 너무 많아서 너무 너무 비좁았다. 나와 같은 심한 장애인들은 신변처리를 포함한 대부분 거동이 제한되어 있어서 비교적 거동이 가능한 다른 장애인들이 돌봐줬다. 그래서 많은 심한 장애인들은 방에서만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좁은 방안에 생활인들이 많은 탓에, 다닥다닥 붙어서 잘 수밖에 없었는데 볼일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볼 수 없고 참고 참다가 실수하면 관리인들이 구타하고 욕하고 음식으로 학대도 했었다.

삭발한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장애인권리예산 쟁취'라고 쓰여 있는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사진 허현덕
삭발한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장애인권리예산 쟁취'라고 쓰여 있는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사진 허현덕

우리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지역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의지와 상관없이 집단생활을 강요받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할 수 있겠지만 시설에서의 나의 소원은 잠 한번 실컷 자보는 것이었다. 나는 환기도 제대로 안 된, 악취나는 방에서 25년을 살았다. 
 
2018년 여름, 먼저 탈시설한 친구 부부가 의정부에 있는 세움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연결해주면서 센터의 도움으로 꿈만 같았던 탈시설이 탄력을 받아 빠르게 진행되었다. 탈시설에 필요한 서류상의 절차가 마무리되고, 세움센터에서 운영하는 체험홈에 들어갔다. 체험홈에 입주와 동시에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받았고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전동휠체어도 신청하여 지원받았다. 또 LH아파트를 신청하였는데 운 좋게 당첨되었다. 체험홈에서 1년 11개월 정도 지내면서 사회적응력을 키웠고 2020년 8월에 완전한 독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시설이 아닌 나만의 집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누구나 누려야 하는 자유를 누린다. 

제발 하루빨리 장애인거주시설을 폐쇄하고, 탈시설지원법이 제정되어 다른 장애인 동료들도 사회에서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와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혜화역에서 마무리집회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허현덕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가 혜화역에서 마무리집회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허현덕
4호선 삼각지역에서 한성대입구역으로 이동하며, 지하철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그는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라고 쓰여 있는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 허현덕
4호선 삼각지역에서 한성대입구역으로 이동하며, 지하철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장상석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그는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라고 쓰여 있는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 허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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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마이너뉴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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