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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분류더인디고 글쓴이보다센터 게시일2024-02-29 조회수36
  • 이런 곳이 있습니다-2
  • 작년 7월 개소한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 시청각장애인 개별 맞춤형 학습지원 제공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1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시청각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의 얼굴에는 물음표가 그려졌다. ‘헬렌 켈러’라고 하면 금방 ‘아!’ 하는 표정이 되지만, ‘시청각장애’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시청각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기관이 하나씩 설립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다.

2019년 4월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이하 헬렌켈러센터)가 설립되었고, 2023년 7월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이하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가 개소했다. 전자가 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이라면, 후자는 서울특별시 지원사업(복권기금)으로 시청각장애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의사소통 및 자립능력을 향상시켜 사회 참여를 도모하는 곳이다. 얼핏 기관의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릴 수 있는데, 정우석 센터장이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정우석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센터장.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가 전국을 대상으로 시청각장애인을 발굴하고 정책연구‧문화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시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의사소통, 직업재활 등 학습 영역에 포커스를 두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작년 서울시에 시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공모가 나와서 신청을 통해 운영기관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시청각장애인 지원센터는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18세 미만의 시청각장애아동에 대해서는 발달단계에 따른 일대일 개별교육(촉감교육, 놀이치료, 감각통합 등) 부모와 함께하는 체험활동, 부모자조모임 지원 등이 있다. 18세 이상 성인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일상생활을 위한 일대일 맞춤교육(점자교육, 점자정보단말기교육, 문해교육, 보행교육, 촉수화교육), 문화체험, 자조모임 지원 등이 있다. 교육비는 무료다.

시청각장애 아동에게 촉각 치료, 심리, 놀이, 감각통합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특수교육실’. ©밀알복지재단
성인 시청각장애인의 일상생활 기술을 훈련하고 실습하는 ‘일상생활 훈련실’. ©밀알복지재단

아동과 성인 시청각장애인 모두 ‘서울시 거주’가 사업 대상인데, 실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시청각장애인이 센터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서울 외 지역이면 형식상 사업 대상이 아니지만, 정 센터장은 이들 역시 교육이나 모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서울시 지원사업이라서 서울시 거주 시청각장애인이 사업대상이긴 한데, 다른 지역에서 시청각장애인이 저희 센터를 방문하더라도 배제시키지는 않고 있습니다. 교육을 같이 받기도 합니다.”

왜 다른 지역 시청각장애인을 배제시키지 않느냐는 질문은 굳이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 아무리 장애인을 지원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많이 존재해도, 시청각장애인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시청각장애인은 눈과 귀라는 두 감각기관에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특화된 지원이 아니라면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그래서 저희는 시청각장애인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에서 하는 구직역량강화프로그램의 경우 저희 센터에서 시청각장애인에게 맞게끔 자체적으로 10주간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공단에 있는 이효성 본부장님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점자명함 찍는 훈련을 통해 시청각장애인 한 명이 채용되기도 했습니다.”

구직역량강화 프로그램에서 촉수어로 의사소통하며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시청각장애인. ©밀알복지재단

즉 장애인의 취업을 지원해주는 공단조차도 시청각장애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아직 없다. 그렇기에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에서 공단의 프로그램을 가져와 시청각장애 특성에 맞는 방법으로 개편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공단에서 청각장애인 교육생을 대상으로 수어통역을 제공할 경우,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는 촉수어통역사를 제공한다.

“사실 훈련을 통해 더 많은 시청각장애인이 취업할 수 있었는데, 막판까지 많은 고민을 하시다가 취업을 포기하신 분들이 있어요. 취업하면 기초생활수급권이 탈락하는데, 연세도 있고 그래서 일을 안 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럼 나중에 다시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신청한다고 해도 다시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시청각장애인들도 일을 하고 싶지만, 건강문제 등 개인 차이가 있어서 계속 일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직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 센터장은 센터의 사업목표가 시청각장애인의 ‘취업’이 아닌 ‘자립’이라고 했다. 시청각장애인이 일자리를 갖는 것도 물론 좋지만, 성인 시청각장애인 중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경우가 많다. 또 아동인 경우에도 시청각장애로 인해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성장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에서 시청각장애인의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자립생활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저희 센터 구성원이 센터장인 저부터 직업재활 박사이고, 점역교정사, 특수교사, 사회복지사, 수어통역사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또 시청각장애인 당사자가 동료상담가로 근무하고 있고요. 시청각장애인이 센터를 방문하면 욕구와 사례 조사를 통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조모임을 통해 시청각장애인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합니다.”

정 센터장에 의하면 시청각장애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고, 그 안에서 또 유형이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장애 정도에 의한 분류’로, 여기에는 전맹전농(시각과 청각 모두 손실), 맹난청(청력은 활용 가능하나 시력은 모두 상실), 저시력농(잔존시력은 활용 가능하나 청력은 모두 상실), 저시력난청(시력과 청력 모두 잔존) 네 가지 유형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이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두 번째 유형은 ‘장애발생시기 및 순서에 의한 유형’으로, 여기에는 선천성 시청각장애(출생 때부터 또는 생후 조기 때부터 시청각장애인이 되는 경우),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청각장애인이 중도에 실명), 시각베이스 시청각(시각장애인이 중도에 실청)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이렇게 시청각장애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동시에 가진 장애이면서 발생시기와 장애정도가 시청각장애인마다 다 다르다.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방법도, 원하는 욕구도, 필요한 서비스도 다 다르기 때문에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에서 시청각장애인의 개별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저희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직접적인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코디네이터 역할도 합니다. 시청각장애아동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치료실도 다닐 텐데, 그곳에서도 시청각장애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방안이나 사례회의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역할을 앞으로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시청각장애는 15가지의 법적 장애유형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어디에 몇 명이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정 센터장도 이로 인해 시청각장애인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쳐서 장애가 더 심해지거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서비스 지원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개소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시청각장애인이 방문하거나 발굴한다면 그들이 자립생활을 영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언제나 센터의 문을 열고 기다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이젠 대한민국에서도 ‘시청각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의 얼굴에 물음표 대신 어떤 장애인지 이해하는 그림이 그려지길, 그리고 시청각장애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해가는 사회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출처

더인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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