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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누리콜’ 교통공사 운영 한 달, 운전원 부족으로 증차 효과 뭉개
분류비마이너뉴스 글쓴이하민지 기자 게시일2021-07-28 조회수138

세종도시교통공사(아래 공사)가 이달부터 세종시 장애인콜택시 ‘누리콜’을 운영하고 있지만 공사 업무중심의 운영으로 장애인이동권이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24시간 운행 및 즉시콜 미운영은 물론, 증차했지만 그 수가 법정 운행대수에 못 미친다. 게다가 운전원 1명당 택시 1대를 운행하게 하는 ‘1인 1차량제’를 시행해 실질적인 증차효과가 없고 되레 시간당 운행대수가 줄었다.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은 28일 오후 1시, 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가 장애인의 이동권을 완전히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활동가가 ‘세종시 누리콜 법정대수 200% 확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하민지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활동가가 ‘세종시 누리콜 법정대수 200% 확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하민지

- 유휴차량이 운행대수 두 배… 세종시 장애인은 여전히 이동권 침해받는 중

누리콜 공사운영은 장애계가 약 1년간 투쟁한 끝에 얻어낸 성과다. 그동안 누리콜은 세종시지체장애인협회(아래 지장협)가 9년간 민간위탁으로 운영을 독점해 왔다. 세종시는 민간에 운영을 맡긴 채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 장애계는 지난해 9월부터 세종시가 누리콜을 직접 운영하라고 요구하며 319일간 투쟁해 왔다.

끈질긴 투쟁 끝에 지난 3월 진행된 세종시 특별교통수단 위탁공모에서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선정됐다. 공사가 민간위탁의 수탁기관으로 선정돼, 사실상 공공운영은 아니다. 게다가 공사는 3년간 한시적으로만 누리콜을 운영한다. 그렇지만 공공기관인 공사가 누리콜을 운영하게 되면서 공공성이 강화됐다.

공사는 이달부터 누리콜을 시범운영했다. 정식운영은 다음 달부터다. 운영 첫 달부터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한 활동가가 ‘세종시 누리콜 24시간 바로콜 즉각 이행’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오른쪽 손을 들어 ‘투쟁’을 외치고 있다. 활동가 뒤로 세종도시교통공사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하민지
한 활동가가 ‘세종시 누리콜 24시간 바로콜 즉각 이행’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오른쪽 손을 들어 ‘투쟁’을 외치고 있다. 활동가 뒤로 세종도시교통공사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하민지

일단은 장애계의 핵심요구 중 하나였던 24시간 운행 및 즉시콜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현재 총 운행시간은 하루 19시간 30분이며 예약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기열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세종시에 처음 투쟁하러 와서 누리콜을 검색해 보고 놀랐다. 며칠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라며 세종시 장애인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애인콜택시는 휠체어 탑승설비가 있는 특별교통수단과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일반승용차로 나뉜다. 특별교통수단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 150명당 1대를 법정대수로 정하고 있다. 작년을 기준으로 세종시 중증장애인 인구는 4,525명이다. 즉, 특별교통수단이 최소 31대는 운행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거 지장협이 운행할 시, 누리콜 특별교통수단은 16대, 승용차는 1대였다. 공사는 하반기에 특별교통수단 5대, 승용차 7대를 단계적으로 증차할 예정이다. 이 중 특별교통수단 1대가 폐차 예정이니 특별교통수단은 총 20대가 확보될 예정이다. 여전히 법정 운행대수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차량 증차만큼 운전원이 증가하지 않아 이마저도 증차효과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현재 7월에는 19대(특별교통수단 17대, 승용차 2대)를 운행하고 있다. 운전원은 22명이다. 8월에는 25대(특별교통수단 19대, 승용차 6대) 운행에 운전원은 21명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운전원 인력 부족으로 특별교통수단 2대는 유휴차량이 될 예정이다. 겨우 확보된 두 대가 운전원 부족으로 사실상 운행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공사 건물 외벽에 현수막과 피켓을 붙였다. 빨간색 현수막에는 ‘세종도시교통공사 규탄 기자회견,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누리콜 바로 와라’라고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공사 건물 외벽에 현수막과 피켓을 붙였다. 빨간색 현수막에는 ‘세종도시교통공사 규탄 기자회견,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누리콜 바로 와라’라고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

이러한 배경에는 공사의 ‘1인 1차량제’ 도입이 있다. 운전원 1명당 1대의 차만 운행하도록 한 것이다. 지장협 운영 때는 3교대로 운영해 오전 출근자가 퇴근하면서 야간 출근자에게 차를 넘겨줬다. 공사는 4교대 운영을 하지만 1인 1차량제 때문에 오전 출근자가 퇴근하고 나면 그 차는 아무도 운행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애인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운행대수는 줄었다. 지난 4월 근무 일정표에 따르면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 기준 운행대수는 6대다. 이때 유휴차량은 11대였다. 공사가 시범운영을 맡은 7월에는 오후 4시 반부터 운행대수가 6대로 줄어들었다.

오전 출근시간에는 7월에 1대 늘긴 했지만 유의미한 변화라 보기는 어렵다. 밤 10시 이후 야간운행은 6대에서 3대로 오히려 줄었다. 택시 이용자가 많지 않으리라 예상되는 오후 1시에서 2시 30분 사이에 19대가 운행되고 있다.

공사 건물 외벽에 여러 피켓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사진 하민지
공사 건물 외벽에 여러 피켓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사진 하민지

이에 강태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세종시 누리콜지회장은 “민간위탁 시 발생한 이동권 침해를 개선하지 않고 공사의 업무효율에 초점이 맞춰진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강 지회장은 “대부분 오전에 수요가 몰린다. 그 시간대에는 현재 있는 차량의 70%는 투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운전원이 28명은 더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현재 공사는 ‘수요가 없는데 차량을 계속 운행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1인 1차량제를 시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특별교통수단 운행에 효율, 비효율을 따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별교통수단이 장애인에겐 대중교통과 같은 수단임을 고려해 이동권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 지회장은 “즉시콜을 도입하면 예약콜로 채워진 예약시간을 줄이면서도 차량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공사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혔다. 민간운영 때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심장을 칼로 20cm 찔러 놓고 10cm로 줄이면 피가 안 흐르나? 지속해서 투쟁해 이동할 권리를 막는 장벽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세종시 누리콜 24시간 바로콜 즉각 이행’이라 적힌 피켓과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하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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