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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도 “활동지원 조사, 세부 항목 공개해야” 판결
분류비마이너뉴스 글쓴이허현덕 기자 게시일2022-06-23 조회수9
서울고등법원 건물. 사진 하민지
서울고등법원 건물. 사진 하민지

항소심에서도 ‘장애인 활동지원시간에 대한 항목별 세부 내역을 구청과 공단이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활동지원 결과에 따른 이의제기가 조금은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고등법원 제9-3행정부(다)(재판장 조찬영)는 장애인 서비스지원종합조사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행정소송 2심에서도 1심과 같이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라고 판결하며, 피고가 제기한 항소심을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 세부적 내용 알 수 없어 이의제기도 못 하는 활동지원

지난 2019년 10월, 서기현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소장은 활동지원 종합조사를 받았다. 인정조사를 통해 월 44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았던 그는 종합조사 결과 무려 110시간이 하락했다. 하루 3시간 30분가량의 활동지원 시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사지마비 뇌병변장애인인 서 소장으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였다. 

그러나 서 소장이 받은 ‘사회보장급여 변경통지서’ 결과에는 ‘활동지원 6구간’이라는 표시만 되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서 점수가 깎였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이의제기를 하기에도 어려웠다. 이에 서 소장은 서울시 도봉구청(아래 구청)과 국민연금공단(아래 공단)에 종합조사의 항목별 세부 점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구청과 공단 두 곳 모두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공개하지 않았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는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에 따르면 공단은 재판 과정에서 ‘(종합조사 세부 내역을) 알려줄 경우 종합조사표의 세부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이 이후 조사를 진행할 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사원에게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활동지원을 받는 장애인을 잠재적 부정수급자로 바라 보고 있다. 

서 소장은 2021년 4월 30일, 구청과 공단의 비공개 통지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같은 해 11월 12일 서울행정법원은 1심에서 정보 비공개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구청과 공단은 즉각 항소했다. 그러나 오늘 열린 2심에서도 법원은 정보공개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정보공개거부처분 소송에서 승소한 서기현 소장. 지난 10월 9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주최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따른 종합조사 시행 2년간의 문제점과 제3차 종합조사(소득·고용) 적용 방향을 짚는 정책토론회에서 종합조사표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비마이너DB
정보공개거부처분 소송에서 승소한 서기현 소장. 지난 10월 9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주최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따른 종합조사 시행 2년간의 문제점과 제3차 종합조사(소득·고용) 적용 방향을 짚는 정책토론회에서 종합조사표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비마이너DB

- 장애계 “당연한 판결, 활동지원 조사 결과 알 권리 있어” 

원고인 서 소장과 소송대리를 맡은 장추련 측은 “당연한 판결”이라며 “구청과 공단은 권리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 소장은 23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산정특례와 상관없이 내가 받은 종합점수의 세부항목을 아는 것은 나의 장애가 어떻게 평가받았는지 아는 일이다”라며 “(공단이 말한 대로) 평가 결과에 문제가 없다면 대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검사 결과를 악용하거나 부정수급에 활용한다는 말은 인권침해와 다름없다. 정부가 옳으니까 당사자는 신경 쓰지 말라는 뜻인가”라고 피고인 구청과 공단을 비판했다.  

활동지원 종합조사는 2019년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이후 새롭게 도입된 판정도구다. 그러나 종합조사로 갱신조사를 받은 대상자 중 19.52%가 활동지원 시간이 삭감됐다. 장애계가 강하게 문제제기하자 정부는 3년간 기존 시간을 보전해주는 산정특례 제도를 마련했다. 덕분에 서기현 소장도 110시간 하락됐지만 시간 삭감없이 3년간 지낼 수 있다. 그러나 3년 후 어떠한 대책도 없는 상황 속에서 서 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2일에야 정부는 산정특례 유효기간(3년)을 폐지하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산정특례 유효기간 폐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활동지원 최대 시간은 하루 16시간으로, 부족분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추가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종합조사의 기능제한(X1) 점수가 지자체 추가 지원 기준이 된다. 즉, 기능제한(X1) 점수 삭감은 지자체 추가지원 탈락이나 삭감으로도 이뤄진다. 정확한 이의제기를 위해 이번 소송이 중요한 이유다.  

백인혁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당사자들에게 기능제한(X1)를 비롯한 세부 점수가 공개되지 않다 보니, 이의신청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얼마 안 나왔다’, ‘활동지원 시간 모자라다’ 등으로 정당한 요구를 떼쓰는 형태로만 소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판결로 이러한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판결의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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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마이너뉴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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