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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칼럼

[공감으로의 여행5_이원무]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배우고 싶어요!!
글쓴이보다센터 게시일2020-04-27 조회수2,576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배우고 싶어요"

- 권리협약에서 추구하는 통합교육 정책을 마련하길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권리협약을 제작하느라 애쓰고 있던 지적장애인 당사자들이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배우고 있었을 때였다. 교육을 받을 권리, 일할 권리,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 등 여러 가지 권리가 있었다.

 

그 가운데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시간에 한 당사자가 이런 말을 했었다.

 

체육활동을 중학교 때는 많이 했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는 특수학교 수업이랑 겹쳐서 많이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체육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수업이 더 중요하다고 해서 못하게 됐어요.”

 

체육활동을 하면서 비장애인과 친하게 지낼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물어봤으면 좋겠다는 말로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었다. 그 말을 들으며 지적장애인 당사자 마음 한켠에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리며 통합교육을 받길 원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그 당사자의 바람대로 가고 있을까?

 

작년에 서울시 교육청에서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얘기가 있어 보도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학교에 특수학교 수요자가 1명이라도 있을 때 특수학급 의무설치 실시

2) 학교 신축/증축 시에도 특수학급 의무설치

3) 특수학급 의무 설치 적용이 어려운 사립학교에 적극 설치권고

4) 5년 동안 특수학급을 161개 이상 늘리기

 

특수학급과 특수학교 증설은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의 교육 분야의 주요방향이다.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이 공부하는 경우에는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생활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고,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감대가 상실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 어울려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등의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이 주요방향이라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은 권리협약과도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거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중 교육 문화 체육 분야의 정책 방향 요약 설명자료 보건복지부


얼마 전 서울커리어월드사태나 강서구 특수학교 건립사태에서 보듯이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를 겪는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특수학교를 지어달라고 요구했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이 비장애학생들과 같이 있는 걸 원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비장애학생과 같이 통합반에서 수업하면 장애학생의 수업 이해를 위해 수업내용 줄이고 쉬운 말로 고치는 교수적 과정을 고치는 특수교사가 있어야 한다.
이 교사가 통합학급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배치 근거도 부족하다.
또한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공동/교대로 수업하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고 특수교사의 역할은 의견제시에 머물러 있다.

 

더군다나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입시교육 위주의 시스템은 통합교육을 더욱 어렵게 한다. 교사들도 장애학생의 행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폭력이 발생하는 일도 빈번하다. 그래서 특수학교로 가려 해도 자신의 동네에 없는 경우가 많아 장거리 통학까지 해야 한다.

 

부모 입장에선 자녀가 비장애학생과 같이 어울리는 통합교육을 하게끔 하고 싶어도 이런 환경이다 보니 특수학교, 특수학급 증설을 요구하게 되는 거다.
결국엔 정부,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 통합교육 부재가 이런 사태를 불러온 거다.



강서구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때 특수학교 설립을 강력하게 호소하며 무릎을 꿇는 장애부모들 에이블뉴스 DB 


실질적 통합교육이 되지 않는 현실이 계속되는 한 제2, 3의 강서구 특수학교 사태와 서울 커리어월드 사태는 다시 고개를 들며 재발될 수밖에 없고, 통합교육에 대한 논의를 오랫동안 반복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지적장애학생, 자폐성 장애학생은 외딴 섬에 있고 싶지 않다. 같이 배우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다.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가 진행하는 장애이해교육 기회를 자주 늘리는 것, 수업내용을 쉬운 말과 맥락 설명으로 교수적 수정을 하는 것 등의 정당한 편의를 법에 명시하고 제도화하는 것 등을 통합교육 방향의 사회환경 조성방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그 외에도 다양한 통합교육 방향의 사회환경 조성방법이 있을 것이다.
교육부와 서울시 교육청 등은 장애학생 당사자, 부모, 전문가들이 말하는 통합교육에 관련한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고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특수학교, 특수학급 증설에 관해서는 지양하는 쪽으로 다시 재고해주시길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부드리는 바이다.

 

그래서 비장애학생과 같이 체육활동을 하고 싶어 했던 지적장애인 당사자 마음속 바람처럼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공부하며 행복하게 어울리는 통합교육이 우리나라에 현실로 다가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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