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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칼럼

[왁자지껄 가족6_조미영] 자녀,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행복하기
글쓴이보다센터 게시일2020-06-29 조회수1,947

자녀,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행복하기


이제 성인된 아들이 통합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랜 인연의 엄마들과 긴 시간 얘기를 나눴다.

엄마들의 노력이야 다들 비슷했지만 그 노력이 아들의 수용 여부 또는 타고 태어난 자신의 한계에 따라 엄마 노력이 돋보이기도 하고 묻히기도 한다.

물론 노력의 방법도 좌우하긴 하겠지만.

나는 내가 아들에게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줄까를 잘 몰라 전문가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전문가를 잘 만나 아들의 기능을 높이면 아이가 행복할 줄 알았다.

유명하다는 언어치료실에서 더 이상 자신이 해 줄게 없다는 얘길 들었을 때 엄마들은 그 치료사가 능력되는 아이만 상대한다고 비난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양심적이라고도 했다.

엄마를 포기시키면 최소한 헛돈은 쓰지 않게 된다고...

 

언어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감각치료, 수영, 특수체육...

그나마 인증된 교육은 나았다.

말하게 한다고 혀에 침을 놓게 했는가 하면, 온몸에 대침 30여개를 꽂고 20여 분간 견디게 했으며(그렇게 산만한 아이가 이때는 또 가만히 견뎌준 게 신기하고 미안하다) 수은을 제거해야 된다고 어떤 성분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사도 맞았다. 엄마의 무식한 열정이 아들을 엄청 고생하게 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던 시절.

유난히 하얗고 예뻤던 여자아이는 모든 엄마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가끔 볼 때마다 여전히 잘 자라고 있다 생각했는데 그 엄마의 고민도 꽤 깊었다. 능력이 되는 만큼 심각한 루틴이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한때는 다른 사람의 고민마저 부러울 때가 있었다.

어느 덧 아들을 이해하며 살면서부터 이런저런 고민들을 들으면 그래, 고민되겠다 싶고 그 엄마의 힘듦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

 

어렸을 때 치료실을 자가용으로 모시고 다녔던 나는 커서 늘 후회가 많이 되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던 엄마들은 그 시간을 오롯이 자녀에게 집중하여 많은 걸 나눌 수 있었음을 나중에 알았다.

나는 운전에 집중하다보니 아들에게 눈길한 번 안주고 짐처럼 싣고 돌아다녔던 것이다.

여태 그리 생각했는데 한 엄마는 대중교통 이용한 경험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일요일만 되면 전철타고 대여섯 시간을 돌아다녀 피곤하다고 했다.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지만 가끔 소리지르는 행동도 걸리고 엄마와 함께 나가자고 하니 도리가 없단다.

무엇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헷갈리는 부분들이 많다.

자폐인들이 백인백색이란 말이 그래서 나오지 않았겠나.

 

이렇게 성인 된 자녀들의 이야기를 듣자니 각자의 고충이 남아있음이 안타깝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우리 모두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니 그게 나만의 무거운 십자가로 생각하여 실의에 빠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안고 살 고민이라면 잘 다독여서 함께 사는 게 현명하지 싶다.

우리 엄마들이 지치지 않고 자녀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어제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오늘을 마주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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