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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칼럼

[특수교사의 시선 01_김지화] 특수교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요?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05-11 조회수1,059


 “
안녕하세요, 올 한해 여러분들과 함께할 000선생님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개학날, 아이들과 부모님을 눈으로 빠르게 스캔하며 나누는 설레는 첫인사. 경력이 10년이 되어가도록 적응되지 않는 낯설고 설레는 순간이다.

 ​특수교사에게 1년 중 가장 떨리는 때가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10명 중 8명은 담당하게 될 학급이 발표되는 때라고 말할 것 같다. 3월 개학일을 앞두면 어떤 개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 그 아이들을 낳고 기르신 부모님은 또 어떤 분이실지, 아이들이 날 잘 따라줄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며 걱정과 설렘으로 잠을 설친다.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근무하며 타교과 선생님들과 특수교사를 비교해볼 때, 특히 특수교사는 비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반교과 선생님들에 비해 내가 맡게 된 학생 뿐만 아니라 그 학생의 부모와 가정까지 가까이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개학 첫 날이 더욱 긴장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사람을 만나는 일은 하나의 우주를 만나는 크고 값지고 무거운 일이라고 했는데 특수교사는 하나의 우주와 그 우주를 감싸고 있는 또 다른 우주까지 만나게 되니까 말이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발달장애학생을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실제로 2022 특수교육통계(교육부) 결과를 살펴보면 202241일 기준으로 발달장애인에 포함되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자가 전체 인원의 68.7%로 과반수를 훨씬 뛰어넘고 기고자 역시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의 80%는 발달장애학생이었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에서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만난 특수교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할까? 의심할 여지없이 가장 기본적으로 발달장애학생들의 학업적 성취를 도울 수 있는 교육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할 것이다. 더하여서 지적장애학생과 자폐성장애학생이 공통적인 어려움을 가지는 사회적 능력의 제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적 지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사회적 능력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기조절, 일상생활능력을 포함하여 타인과의 대화나 협력 등을 포함한다. 학생의 사회적 능력에 대한 현행수준은 교사의 직접적 관찰만으로 파악하는 것은 제한점이 있어 부모나 주양육자의 면담이 필수적이며, 현행수준 파악을 통한 교육적 지원과 중재가 효과적인지 확인하거나 일반화를 위해 학교-가정에서의 공통된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가정과의 협력과 소통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특수교사가 파악해야 할 정보가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다. 학생의 기저질환,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정보, 정기검진일 등 건강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여 가족 구성원과 학생의 상호작용, 거주 환경, 가정의 지원 정도, 방과 후의 활동 내용까지 살펴야 하는 부분이 광범위하다.

 ​다행히 지금까지 만났던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생의 학습적, 사회적 교육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보이며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소통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극도로 빈곤하거나 의복이나 개인 위생 부분에 있어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규칙적인 등교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학생의 경우 학습적 측면의 지원은 차치하고 생활에 있어서의 지원이 우선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학생의 부모가 관공서에 직접 지원을 요청할 여건이 안 될 경우에는 특수교사가 대신하여 관할 주민센터 복지 담당 부서에 직접 연락을 해 도움을 요청하거나, 가정에 방문하여 학생의 등하교를 지원하는 등 특수교사 혼자 감당하기에 버거운 일들도 있었다. 교육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이 가장 최우선 되어야하는 상황에서 교육적 전문가로서의 교사의 역할과 생존 또는 돌봄의 교사 역할이 혼동되는 경우가 많았고 때때로 특수교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특수교육대상학생을 포함하여 교육비, 교육환경개선 등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교육복지사를 배치하는 지역교육청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제도의 확대를 통해 교육 이전에 생활 환경이나 돌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보편적인 제도가 실시되고 특수교사가 학생의 안전과 생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발달장애학생들에게 쏟을 수 있는 특수교사의 에너지와 교사로서의 역할도 보다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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