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보다칼럼

[특수교사의 시선 02_김지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행복’을 찾아가는 일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3-06-08 조회수722

 
  * 이번 칼럼에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꽃을 피워낸 우리 교실에서 키운 호야 꽃 사진을 함께 첨부하여 보냅니다함께 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행복을 찾아가는 일

 

 

  ​“얘들아, 안녕~! 다들 즐거운 휴일 보냈니?”

  ​65일 학교장재량휴업일과 66일 현충일을 더해 4일 간의 휴일을 보냈을 아이들에게 반가운 마음을 담아 아침인사를 건넸다. 이 녀석들, 또 웃으며 ~~ 학교 오기 싫었어요~.’라고 하겠지라는 마음 속에 예상 답안을 써두고서. 그랬더니 통학 거리도 시간도 가장 멀고, 점심 식사 시간 이후부터 줄곧 집에 가고 싶다!!’를 입에 달고 다니던 한 녀석이 이렇게 말한다.

  ​“아 학교 못 와서 너무 너무 심심했어요! 학교와도 되니깐 너무 좋아요!!”

  ​여지없이 나의 예상을 빗나가는 녀석의 말에 나도 그랬어? 하하하!’하고 웃었다. 주변의 친구들도 동조하며 함께 웃는다. 행복감이 느껴지는 공기, 그리고 그 대화의 끝에 생각이 머물렀다.

 

  ​어느 날이었던가, 좋아하는 라디오를 듣던 중이었는데 청취자들에게 디제이가 묻는다.

  ​“여러분에게 행복한 순간은 어느 때인가요? 누군가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느냐고 물었을 때 답할 한 순간이라도 있다면 당신의 마음은 이미 풍족할 겁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툭 마음이 튀어나왔다.

  ​“저는 매일 아침 출근해서 교실을 환기하며 아이들을 기다릴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냥 좋아요. 행복하구요.”

  ​그래서일까, 오늘 학교에 오고 싶었다는 아이들의 말이 내 마음 속에 훅 들어와 앉았다. 분홍색 물감이 확- 하고 퍼져 꽃물처럼 따뜻하게 번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이 일었다. 우리 대부분은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선택과 조정을 고민하며 직업을 가진다.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고 싶고 다하고 있는 일이면서 동시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나는 정말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길지 않은 시간, 알알이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만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을 내린 가정의 경우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인가?’에 대한 가족들의 합의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합의가 된 가정의 경우에는 사회적(지원 인력), 경제적(소요 비용) 여건에 따라 무엇보다 학생의 의사를 존중한 진로 선택이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그런 경우 특수교사로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훨씬 수월하였다. 반대로 진로 선택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가정의 대부분은 외부의 시선, 취업의 조건, 개인 내적인 어려움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우가 다수였다.

  ​나의 경우, 특수교육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을 만나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아이들의 졸업 이후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너무나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이다. 이러한 일과 직업에서 오는 가치와 행복을 우리 아이들과 꼭 느껴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자면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부모님, 함께 사는 형제자매들이 행복해야한다. 아이들이 만나는 교사 역시 행복해야한다. 행복은 내면의 힘을 단단하게 해주고, 가끔 살면서 시련이 닥쳐도 툴툴 털고 일어나는 힘이 되어주고, 지칠 때 기댈 어깨가 되어줄 것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안내해주는 나침반도 되어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어떤 장소에 있을 때, 무엇을 할 때, 누구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한가?’

 


 




 

저작권표시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BY-NC-ND)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BY-NC-ND)

저작자와 출처 등을 표시하면 자유이용을 허락합니다. 단 영리적 이용과 2차적 저작물의 작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총 댓글수 : 0개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