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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칼럼

[공감으로의 여행14_이원무]_발달장애인 삶에 관심 없는 정부_2021 국정감사 소식 소회
글쓴이관리자 게시일2021-10-29 조회수1,349

회는 10월 초순~중순까지 정부 등의 국가기관이 잘하고 있나를 보며 사회적 문제에 대해 국가기관을 상대로 비판하는 국정감사 기간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장애인 이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와 국가기관들의 답변들도 오고 갔다.

 

폐성 장애가 있는 필자로선 지적자폐성 장애인 관련 국정감사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조금씩 챙겨봤는데, 그중에서도 필자의 관심을 끈 소식을 몇 가지 말해보겠다.

 

저 장애인 거주시설 인권지킴이단 관련 국정감사 결과 지킴이단 외부단원 과반수 이상 지정 조건을 지키지 못한 거주시설이 전국 767개소 중 78개소였고, 최소 구성 인원 등의 법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시설은 10개소였다고 한다.

 

권지킴이단이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 거주시설 장애인의 인권침해 발생 시 확인과 필요 조치를 통해 장애인 인권보장 및 인권침해 예방 목적으로 시설 내 설치운영하는 걸 말한다. 5인 이상 11인 이하로 인권지킴이단 단원을 구성하고, 단원 임기는 2년이되 연임 가능하며, 시설별 외부단원은 과반수 이상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

 

런데 외부단원 과반수 이상 지정 조건을 지키지 못한 78개소 경우라면, 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실에 대해 지적장애인이 말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외부단원들이 적고 그만큼 시설 측과 관계가 있는 단원들 구성이 많다는 것, 시설의 종사자들과 지적장애인 간 위계관계를 고려한다면 과연 인권침해 사실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런 상황에서의 인권지킴이단은 요식행위이며, 인권침해 방지에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적자폐성 장애인 당사자 몫이다. 물론 인권지킴이단 지침에 규정된 인원 수 및 구성 요건을 명확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시설의 인권침해에 대한 외부의 독립적인 정기적 모니터링 체계가 갖추어지는 것임을 말이다.

 

애인고용공단 관련 국정감사에선, 작년에 수면 위로 나온 대기업 사내카페 사건이 국감 테이블에 올라왔다. 공단 알선을 통해 고용된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인권침해를 겪은 사건이었다. “웃는 게 바보 같다”, “여기가 어린이집이냐?”등 인격 모독적 말을 피해 장애인들은 들어야 했단다. 음료 제조 순서를 퀴즈로 내서 틀리면 공개질책을 당하는 등의 괴롭힘이 1년여 동안 계속돼, 심지어 약물치료를 받는 장애인까지 생겼다고 한다.

 

사건을 들으며, 지적장애인의 장애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들이 일하고 싶은 내적 동기가 생기게 하지 않는 표준사업장의 고압적 분위기가 결국 인권침해가 발생된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사자 의견이 반영된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지적자폐성 장애인 자기옹호 체계 부재가 상당히 아쉬웠던 대목이었다,

 

, 장애인복지법, 발달장애인법에선 장애인 학대 발생 시 고용주, 종사자들이 신고할 의무가 있는 사업장에 표준사업장이 포함돼 있지 않고, 설령 자발적 신고의 경우에도 소극적 대응으로 끝나기 일쑤란다. 이걸 보며, 장애인고용공단을 포함, 정부가 근로 장애인 인권에 상당히 무관심, 아니 무신경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래서 장애계에서 장애인 학대 시 신고의무대상에 표준사업장 사업주와 종사자, 근로지원인을 포함하도록 명시하라고 국회에 촉구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추후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자. 또한,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깊게 반영해 체계적인 자기옹호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을 지금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국립문화예술시설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이 바닥 수준이라는 뉴스를 들었을 땐 장애인도 예술작품 감상 등을 통해 문화생활을 누릴 권리를 향유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조금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랑스 항구도시 마르세유에 있는 지중해박물관에 필자가 유물을 보러 갔었던 걸로 기억한다. 불어로 설명되어 있어, 불어를 잘 모르는 필자로선 이 유물이 어떤 성격인지 이해가 쉽지 않았다. 가이드한테 물어봤더니 약간은 서투른 영어로 대답하긴 했다.

 

지만 설명이 충분치 않았고 약간은 이해가 어려워 유물에 대해 제대로 음미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해될 수 있게끔 영어를 잘하거나, 쉬운 말로 설명해줄 수 있는 가이드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긴 했다.

 

민의 힘 김예지 의원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의 2021년 전체예산 대비 장애관련 예산이 각각 0.9%, 0.19%, 0.37%였다. 장애인 관람 지원인력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의 경우 각각 1.8%, 1.3%. 1.2%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경우, 장애 관련 예산, 지원인력 다 전무했다.

 

군다나 국정감사에선 지적자폐성 장애인 지원인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문화시설 관람할 수 있도록 차분한 분위기 조성하는 색감 등으로 마련한 시설, 쉬운 말 하는 문화관람 가이드 인력 등이 필요한데, 여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들의 문화생활 향유에 대해 과연 관심이 있기나 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외에도 국립장애인도서관에 발달장애인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 탈시설을 반대하는 시설 측과 부모들의 이야기 등 여러 국정감사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런 얘기들을 통해 아직도 국가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삶과 권리 향유에 관심 없다는 걸 국정감사를 통해 새삼스레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자폐성 장애인도 대한민국의 엄연한 국민이요, 시민이다. 권리 객체가 아닌 주체다. 이들이 당당하게 권리의 주체로 자신의 삶과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장애인 당사자들을 필두로 장애계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해 나온 대안들을 국가, 지자체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자폐성 장애인 삶에 관심 없는 정부와 지자체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다. 이들도 다른 사람과 당당하게 어울려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며 2021년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이들의 삶에 신경과 관심을 쓰는 정부로 다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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