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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정 받기보다 영하의 거리에서 투쟁을”
분류비마이너뉴스 글쓴이하민지 기자 게시일2021-12-03 조회수206

장애계가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2일부터 1박 2일간 진행한 노숙농성 투쟁을 마쳤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은 2일부터 이틀간 여의도 일대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을 진행했다. 3일 오전 11시에는 활동가 100여 명이 여의도 이룸센터 앞 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투쟁 농성장(아래 양대 법안 제정 투쟁 농성장)에 집결했다. ‘대한민국 장애인권리협약 부도수표 규탄 결의대회’로 노숙농성 투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활동가들은 결의대회에서 “한국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비준해 놓고 이행하지 않는다. 영하의 날씨에 거리에서 투쟁하는 것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혜와 동정만 받는 게 더 두렵다. 앞으로도 우리는 장애인 권리가 권리답게 보장될 때까지, 비바람이 불어도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노숙농성 투쟁 마지막 날. 결의대회 현장. 이학인 전장연 교육권위원회 간사가 농성장 컨테이너 2층에 올라가 사회를 보고 있다. 현수막에는 ‘세계 장애인의 날 맞이, 대한민국 장애인권리협약 부도수표 규탄 결의대회’라고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
1박 2일 노숙농성 투쟁 마지막 날. 결의대회 현장. 이학인 전장연 교육권위원회 간사가 농성장 컨테이너 2층에 올라가 사회를 보고 있다. 현수막에는 ‘세계 장애인의 날 맞이, 대한민국 장애인권리협약 부도수표 규탄 결의대회’라고 적혀 있다. 사진 하민지

한국은 2008년에 유엔장애인권리협약(아래 협약)을 비준한 국가다. 협약은 국제 인권법에 따른 인권 조약으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체결된 유엔 인권 협약이다.

이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한국 헌법 6조 1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 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다. 즉 한국은 협약 내용을 국내법과 동일하게 이행해야 한다.

협약에는 장애인의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노동권, 이동권·접근권, 교육권 등 다양한 권리가 명시돼 있다. 이 협약을 기반으로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평생교육법,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개정안 20여 개가 국회에 발의돼 있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올해 통과된 것은 없다. 탈시설지원법과 권리보장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앞 농성은 3일부로 263일째가 됐다.

서미화 후보가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하민지
서미화 후보가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 하민지

서미화 탈시설장애인당(當) 대선 경선후보는 탈시설지원법 제정 없는 정부의 탈시설로드맵은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서 후보는 “정부는 장애인거주시설을 작게 쪼개는 ‘소규모 시설 로드맵’을 탈시설로드맵이라 발표해 놓고 정작 탈시설지원법 제정에는 소극적이다. 법률 제정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면 탈시설 정책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배가 돼 침몰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21대 국회는 탈시설지원법을 제정해서 법률에 근거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라”라고 촉구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는 권리보장법 제정을 촉구했다. 박김 대표는 “시혜와 동정으로 만들어진 장애인복지법에 맞서 투쟁한 끝에 권리보장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장애인 권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긴 권리보장법을 하루빨리 제정하라. 영하의 날씨에 거리에서 투쟁하는 것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혜와 동정만 받는 게 더 두렵다. 당당한 한국 국민으로서 권리보장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활동가들. 사진 하민지
결의대회에 참가한 활동가들. 사진 하민지

법 제정과 더불어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여당도, 청와대도 기획재정부 핑계를 댄다.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 편성을 제대로 하지 않는 기획재정부가 문제긴 하지만 자기 책임을 외면하는 여당과 청와대의 유체이탈 화법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국에서 장애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예산을 분명히 확보하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다. 장애인은 늘 길거리에 내몰리는 신세지만, 예산 확보를 위해 비바람이 불어도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후 활동가들은 국회 앞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앞으로 양대 법안 제정 요구와 20대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장애인 정책을 의제화하는 등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국회 앞으로 행진한 활동가들. 앞에는 ‘탈시설장애인당’이 한 글자씩 적힌 피켓 7개가 있다. 뒤로 국회의사당 지붕이 보인다. 사진 하민지
국회 앞으로 행진한 활동가들. 앞에는 ‘탈시설장애인당’이 한 글자씩 적힌 피켓 7개가 있다. 뒤로 국회의사당 지붕이 보인다. 사진 하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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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마이너뉴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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